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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마약설

Mike Sierra 2012. 4. 12. 14:06

애플의 무서운 점을 꼽으라면 애플 생태계를 꼽겠다.


그 시작은 이랬다. 회사에서 나에게 아이패드를 줬다.  그래도 전세계에서 100만번째 안으로 아이패드를 써본 사람 아닐까 싶은데... 아무튼 초기에 아이패드가 북미 시장에 처음 등장해서 물량이 달릴 때 구해서 받았다.

몇 일 밤낮을 함께 놀아보니 이건 혁명이다.


그 다음 부터는 휴대전화기로 아이폰 밖에 안보였다. 회사에 선언했다. 나! 아이폰 아니면 안쓸꺼다. 무슨 깡인지는 몰라도 회사는 들어줬다. 아이폰3를 노렸는데, 그 사이 아이폰4가 나와  아이폰4를 지급받았다.

써보니 아주 좋다. 생산성 향상이 끝내준다.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써보니 뭔가 아쉽다. 뭔가 PC에서도 아이맥을 써보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벼르고 별렀던 아이맥을 사서 거실에 아이맥 공간을 만들었다. 쌓인 자료를 맥으로 정리하면서, 오오~ 좋군. 좋아 감탄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간접 조명을 둬야 겠는데, 아이맥하고 뭔가 디자인 짝이 맞아야지 싶다. 검은색으로 샀으면 반값인데, 아이맥에 맞는 흰색 조명을 산다고 2배의 돈을 썼다. 마우스 받침도 좀 귀티가 있어야겠다. 인조가죽이지만 가죽스러운 마우스받침을 샀다. 옆에 서류 정리함은 당연히 알루미늄 빛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왜? 아이맥하고 어울리니까.  그와 동시에 이미 자리 잡고 있는 은색 필통을 보며... 야~ 넌 은색이라 요즘 친구들 어휘대로 '깔맞춤'이 되서 다행이구나 하는 것이다.





사면서... '내가 평소에 이렇게 컴퓨터에 신경쓰고 돈쓰고 하던 사람인가?' 싶었다. 우분투 리눅스를 설치해서 구형이더라도 마지막 바이트까지 쫙쫙 일시켜놓던 내가... 그래놓고는 어느새 아이맥과 어울리는 유리+은색 골조 책상이 나온 잡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그러는 사이 아이맥 연결에 필요한 외장 HDD도 하나 샀다. 모양이 아이맥과 어울리는 녀석으로 말이다.


예전에는 주변에 차량 개조나 오디오에 미친 사람 보면 가끔 씨익 웃어줬다. 뭐 그런 것에 미치십니까? '인생은 유목민 처럼 최소한의 소유, 소유 때문에 복잡하게 살지 않아도 되는 간편한 소유가 좋습니다.' 이런 생각을 머리 속에 담고 살며 뭔가 남다르다고 자부했던 내가 차나 오디오에 미친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다.


아이맥을 꺼내는 순간 내 욕심 주머니도 입을 벌렸는지 모른다. 다행히 비도덕적인 욕심은 아니니까. 문제로 여길 것 까진 아니다라고 생각하지만, - 경계심이 들기는 하는 것이다. 특히 USB허브 '까짓 것'에 원화로 4~5만원 쓸 생각도 하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면서, '야... 이건 좀 아니지 않어?'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 



이것이 그 문제의 제품... USB 허브. 맥하고 섹시하게 어울리잖어? 맙소사.



그런데 애플 제품을 하나 사면 또 다른 하나가 부른다.


예를 들면 요즘 성능이 쳐져보이는 집안 공유기를 보면서 애플사의 에어포트 베이스를 살까말까 생각하는 점이나, 회사에 PC교환 주기가 오면... 맥북으로 바꿔주세요 할지도 모르겠다.


이 모든 시작은 회사에서 준 아이패드 1대로부터 비롯됐다.

그리고 애플은 내 돈 참 많이 벌어가셨다. 


그다지 스티브 잡스를 좋아하지도 않고-싫어한다는 의미도 아니고 그냥 덤덤...

애플매장 앞에 줄설 생각도 없으며...

돈을 아주 많이~ 벌어서 애플 제품을 쉽게 척척살 수 있는 형편도 아닌...

그냥 평범한 중산층인 내게 애플은 적지 않게 챙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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