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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에게 편지 써보신 일 있으십니까?

블로그에서 윽박지르거나, 게시판에 일방적인 주장만 피력하는 글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정중하게 자신의 의사를 알리는 편지 말입니다. 그냥 감정적으로 인간적으로 좋아요 이런 식의 편지 말고, 시민으로서 고쳐졌으면 하는 부분 하나만 콕 집어서, 한걸음의 변화를 요구해보신적 있습니까?

제도적인 참정 방식은 아니지만, 북미에서는 특정 제도의 개정을 원하는 시민이 연방 하원이나 상원 위원회 관련 의원에게 편지를 보내서 의견을 피력합니다. 이 의견은 가끔은 수렴돼 현실 정치에 반영되기도 합니다.

제가 인상깊게 본 사례로 저희 동네 자전거 전용도로 건설사업이 있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고 3에 해당하는 여학생이 "기술적인 부분은 잘 모르지만,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와 학우들의 서명을 시의원에게 전달했습니다. 시의원은 이 사안을 공무원에게 맞겨 타당성 조사를 했고, 약 2년에 걸쳐 자전거 도로가 생겼습니다. 처음 조그만 규모의 개통식을 할 때 대학생이 된 그 학생이 시장하고 함께 서 있었답니다.

이것은 세상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한국이라고 안될리 없습니다. 한국이여서 안된다는 생각갖지 마셨으면 합니다. 스스로의 비하와 제한은 어떤 기회도 사전에 박탈해버리는... 인생사는데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닐 겁니다.

무조건 안된다는 헛 똑똑이들 많습니다. 저도 그런 부분이 있었지요. 버릴려고 무던히 노력했답니다.
미국인들의 좋은 습관이 하나 있습니다 I just ask you... 로 시작되는 문장입니다. "나 그냥 물어보는 건데..." 그러면서 자기가 원하는 바를 얘기합니다. 그것이 수용 안될 수도 있습니다만, 수용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는 이 화법을 배운 덕분에, 남들보다 좀 유리할 때가 많았어요.  

캐나다인의 좋은 습관이 하나 있는데, 자신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아도 도통 화를 내지 않는 겁니다. 그러면서 "그 점에 대해 얘기해봅시다(Let's talk about it)"  몇 시간이고 몇 번이고 얘기를 해서 교집합을 찾아내 풀어내는 끈기가 있습니다.

물론 모든 미국인이나 캐나다인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20년을 북미에서 살면서 여러 종류의 사람을 만나본 가운데 제가 생각하는 장점들입니다. 종종 만나는 못난이 미국인이나 캐나다인 보고 욕할 시간보다 자기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데 시간 쓰는 게 훨씬 좋습니다.

저는 한국의 블로그를 보면서 낭비되는 에너지가 아깝다고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어차피 상대방은 듣지도 보지도 못할 텐데, 블로그에서 그렇게 두들겨 놓는 들, 현실은 바뀌지 않을텐데 하는 아쉬움이었습니다. 현실적인 참여의 방식으로 정중하게 시간을 들여 국회의원에게 편지를 써보셨으면 합니다.

저는... 신분이 외국인이라-게다가 한국 정부에 세금도 안내는 사람이  한국 정치나 제도에 대해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는 건 주제 넘는 짓 같습니다만, 한국에 계신 분들, 하나의 방법으로 편지를 써보시기 바랍니다.

국회 과학기술 위원회 의원 명단입니다.

참고로~ 사람이 집중 하면 이런 일도 됩니다.


이 이야기를 끝으로 저의 .샘에서는 정치 얘기 다시는 안합니다. 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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