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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IT업계 뉴스 중에 하나는 삼성의 타이젠(Tizen) 입니다. 


일명 삼성 OS로 알려진  타이젠의 정체는 리눅스. "리눅스 커널(Linux Kernel)과 GNU C라이브러리 기반에 리눅스API를 적용했다"고 하는데, 쉽게 풀어보면 "구글의 안드로이드OS와 같은 혈통"이란 얘깁니다. 안드로이드 OS도 리눅스 커널(Linux Kernel)을 바탕으로 한 OS입니다.


커널은 CPU나 저장장치, 각종 기기와 앱 사이에서 중간자 역할을 합니다. 예컨대 손가락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두들기면, 그걸 입력으로 해석해서 앱으로 보내주는, 사용자환경(OS)의 핵심입니다. 사람의 신체중 소뇌+간뇌에 해당합니다. 소뇌는 운동통제, 간뇌는 감각기관을 통제하죠.

사실 리눅스 커널은 가전기기나 전자기기에 굉장히 많이 쓰입니다.  새로운 사실도 아니고, 이미 신호등이나 가로등 제어 장치, 수술기기 등등 많은 자동화 기계에는 리눅스 커널이 들어가 있습니다. 따라서 삼성이 타이젠을 자사 거의 모든 가전제품에 심겠다고 했는데, 이건 굉장히 새로운 혁신은 아니란 거죠. 기존의 리눅스 커널이 심겨진 기계에 좀 더 삼성의 색을 입혀보겠다는 것 정도?

이렇게 얘기하면 혹 삼성 폄하로 받아들일까 그러는데, 이렇게 만드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중소기업 같은 데서 하긴 어려울 것이고, "삼성이니까 하지"라는 말이 맞습니다. 대단한 일이에요. 

다만, 이것을 한국의 독자기술이란 식으로 포장한 기사가 몇 개 보이는 데  그건 잘못됐다는 것이죠.  엄연이 타이젠은 삼성-인텔이 공동 구성한 테크니컬 스티어링 그룹(TSG)의 감독 아래 리눅스 재단 안에서 개발·진행된 프로젝트입니다. 즉 "삼성 독자기술" 또는 "한국 독자기술" 어쩌고 한 기사는 사실과 다릅니다. 삼성의 독자기술이나 한국의 독자기술이라고 해버리면, 리눅스의 겉껍질(UX design)만 오에스텐과 유사하게 만들어 낸 북한의 '붉은별 OS'사건과 별반 다르지 않아요. 남북이 이런 왜곡으로 하나 되는 것은 보기 싫습니다. 

정리하자면 삼성의 타이젠은 삼성-인텔 주도로 리눅스재단을 통해 개발된 새 OS인 거죠. 우분투와는 팔촌 정도 되겠습니다. 한국 기업 주도라는 점은 대단하나 독자 기술로 개발 운운은 사실과 다름이란 거죠. 

개인적으로 보기에 타이젠의 등장은 비북미 회사의 북미 회사에 대한 반란(?)으로도 보입니다. 즉 구글과 지금은 협력하지만, 이탈할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언론사들의 해석은 정확합니다.

현재 지구상의 OS계는 리눅스 일부를 제외하고 대체로 북미회사가 모두 권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MS윈도, 오에스텐(OSX), 구글 앤드로이드·크롬 등등. 자체 OS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제품의 생명줄을 갖고 있느냐 없느냐와 같구요. 예컨대 구글이 갑자기 "해당 휴대폰은 성능이 후져서 이번 판올림부터 지원 안할련다"라고 출시한지 1년도 안된 전화기에 그렇게 선언해버리면, 비난은 아마 구글보다는 생산업체에 쏟아질 것입니다. 

사실 삼성이 이를 갈만한 사건이 몇 건 있었죠. 특히 애플과 소송은 삼성이 원했다기 보다는 구글대 애플의 소송에서 생산업체가 대리전을 치룬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니 참으로 정말로 진심으로 "삼성의 OS"가 소원이었을 것이고, 그 결과물이 타이젠으로 보입니다. 

앞서 아시아계 회사의 반란이라고 했는데, 타이젠을 제품에 넣어 쓰겠다고 밝힌 회사들을 보면 전부 아시아의 가전·전자 생산업체입니다. 쉽게 말해 한·중·일+유럽. 중국 화웨이, 일본 파나소닉, NEC 등등. 미국의 스프린트도 꼈는데 무슨 소리냐 할 분도 있을 겁니다. 스프린트 주인이 마사요시 손, 손정의 회장이시죠. 유럽을 대표해서는 보다폰이 꼈습니다. 즉 비북미계 회사의 역량을 타이젠을 통해 결집하겠다는 야심을 삼성은 뽑아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이 승부의 결판은 북미에서 날 듯 싶습니다. 현재 문화-기술의 주도 세력이 북미, 더 콕 집어서 말하면 아직까진 미국이란 현실 때문이죠.  어떻게될지 올해 말쯤이 기대 됩니다. 

"우리도 타이젠이란 검이 있다"라고 자랑하는 선에서 그칠지, 아니면 정말 타이젠으로 시장을 베어서 한 진영을 구성하게 될지. 

일단 신흥시장부터 잡겠다고 인도·중국 공략부터 나선 것 같긴 한데... 흠... 보통 변방에서 세를 불려 중앙으로 진출하는 유목민형 전략일지, 아니면 시장에 따른 분할대응일지도 관심사입니다. 

* 저는 개인적으로는 삼성 세탁기는 추천하겠지만, 삼성 갤럭시폰 첫 모델에는 실망해서 아이폰은 계속 쓸 생각. ** 리눅스 커널'은 외국어 표기법대로 쓴 것이고 실제 북미인 발음은 '리넉스 커늘'에 더 가깝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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